민간 조리원 5곳 공모높은 비용·불투명 운영 개선



을사년 첫 출생아가 된 엄마 이승현 씨와 아빠 박준수 씨 의 아기 니케와 엄마 구라겸 씨와 아빠 이효영 씨의 꼬물이, 엄마 구슬기 씨와 아빠 강우석 씨의 아들 딩굴이(왼쪽부터)가 지난 1월 1일 새벽 경기 고양 일산차병원에서 탄생을 알리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서울시가 민간 산후조리원의 서비스·요금 정보를 전면 공개한다. 공공성과 민간 전문성을 결합한 '서울형 안심 산후 조리원' 모델로 산모 부담을 '확'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내년 5곳을 시범 운영한 뒤 2027년부터 전면 확대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내년 민간 산후조리원 5곳을 공모해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시는 산후조리원 시설이 출생아 수 대비 과잉인 상황을 고려해, 공공·민간이 함께 효율적으로 운 영할 수 있는 협력 모델로 해당 사업을 마련했다. 공공 산후조리원과 달리 민간 조리원이 시와 협약을 맺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조치는 서울 시내 민간 산후조리원 비용이 타 지역보다 높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민간 산후조리원 110곳을 조사한 결과, 2주 이용요금은 일반실 평균 478만 원, 특실 평균 764만 원으 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국 평균(일반실 347만 원, 특실 504만 원)보다 각각 38%, 51% 높았다. 지난 6월 기준으로는 서울 시내 2주 평균 요금이 491만 원, 최고 402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시는 2주 표준요금 390만 원(산모 250만 원·서울시 140만 원 부담)을 도입해 평균의 절반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더 큰 문제는 서비스 운영의 불투명성이다. 서울 시내 산후조리원 비용이 높은데도 운영 기준과 절차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접수된 산후조리원 관련 피해 상담은 총 980건이었다. 이 가운데 '계약 해제·해지·위약금'이 495건(50.5%)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 불 이행'이 181건(18.5%)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의 69%가 계약 관련 피해였다.
실제로 110개 조리원 모두 마사지 등 유료 부가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관련 내용과 비용을 누리집에 정확히 공개한 곳은 10곳 중 3~4곳에 불과했다. 상담 과정에서도 기본·추가요금을 명확히 안내하지 않는 사례가 적발됐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후조리원이 유료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세부 내용을 누리집 등에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을 통해 표준화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더팩트 DB



시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을 통해 표준화된 산후조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산후조리원 입소 전에는 출산준비 교육(2회 이상)을 실시하고, 입소 후에는 모자동실 운영과 모유 수유 지원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여기에 유방·전신 관리, 산후운동 등 프로그램과 함께 신생아 목욕·수유·수면·안전교육 등 각종 교육, 보건소 모자보건사업과 연계한 건강관리 서비스도 지원한다.

시는 모든 산모가 공정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세부 운영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취약계층 지원으로 조리원 이용 격차를 줄이고, 다자녀 우선권 부여를 통해 출산율 제고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출산한 산모의 85.1%가 산후조리원을 이용했지만, 가구소득 60% 미만 산모의 이용률은 38.6%에 그쳐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산모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취약계층과 다자녀 산모에게 우선 입소권이 제공된다. 다자녀 가구와 한부모 가정은 이용 요금의 50%, 저소득층은 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정소진 서울시 건강관리과장은 "신규 건립에 100억 원 이상, 최소 3~4년 소요되고 운영에 재정 부담이 따르는 공공 산후조리원과 달리 서울형 안심 산후조리원은 공공성과 민간의 전문성을 결합한 합리적 상생 모델"이라며 "안정적인 시범 사업 운영으로 산후조리'가 행복한 육아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snow@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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