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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코리아정보리서치 대표·광주광역시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


조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보다 공정성을 헤치는 '인지오차' 여론조사, 신중하게 설계해야 한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생각을 수치로 드러내는 사회적 계량 장치다. 그 목적은 복잡한 여론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해 공론의 방향을 읽는 데 있다.
그러나 최근 일부 조사에서 응답지를 10개 이상 나열하며 "다양한 선택을 보장했다"고 주장하는 사례가 있다. 이는 여론조사의 본질을 오해한 접근이다. 응답자의 선택 폭이 넓을수록 결과의 신뢰가 높아 바다이야기고래출현 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응답자에게 인지적 부담을 주어 정확도를 떨어뜨린다.
심리학자 조지 밀러(George A. Miller)의 고전 논문 '마법의 숫자 7'에서 인간의 단기기억 용량이 평균 7개 안팎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사람은 동시에 여러 정보를 인식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제한되어 있으며, 보통 5~9개의 항목까지만 안정적으로 기억한 온라인골드몽 다.
이 '7±2 법칙'은 인지심리학의 기본 명제이자, 광고, 디자인, 설문조사 등 모든 인간 중심 설계의 원칙으로 확립되었다.
여론조사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응답지가 8개를 넘으면 응답자는 앞서 들은 보기를 잊거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한다. 특히 전화나 ARS조사에서는 10명 이상의 후보를 제시할 경우 초반 몇 명만 기억 릴박스 되고, 나머지는 대체로 '잘 모르겠다'로 응답이 쏠린다.
이는 단순한 표본오차가 아닌, 응답자의 인지 부담에서 비롯된 '인지오차'로, 조사 설계 단계에서 이미 신뢰도를 훼손하는 요인이 된다.
과도한 선택지는 또 다른 왜곡을 낳는다. 보기의 순서에 따라 실제 지지도보다 특정 후보가 과대평가되거나, 후순위 후보가 과소평가되는 릴짱 결과를 초래한다. 겉보기에 다양성을 확보한 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것이다. 여론조사는 기억력 테스트가 아니다. 응답자가 혼란스럽거나 피로감을 느낀다면, 그 순간 조사 결과는 이미 과학적 의미를 잃는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공직선거 여론조사 기준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권고사항에서도, 모든 조사에는 반드시 야마토게임장 '없음', '기타 후보', '잘 모르겠다' 항목을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필수 항목을 감안하면, 실제 후보 제시는 최대 5~6명 수준이 가장 적정하다.
전문 여론조사기관들이 실무에서 6명 이하의 후보만 제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관행이 아니라, 인간 인지의 한계와 제도적 기준을 함께 고려한 과학적 설계의 결과다.
실제 대통령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기탁금을 내고 등록한 후보가 10명 이상이더라도, 여론조사에서는 주요 후보 중심으로 응답지를 4~5명 수준으로 압축한다.
이는 특정 후보를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응답자의 인지 한계와 공정한 비교 가능성을 고려한 전문적 판단이다. 과학적 설계와 현실적 응답환경이 양립해야 신뢰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온다.
결국 여론조사의 품질은 복잡한 선택지가 아니라, 응답자의 마음을 이해한 섬세한 설계에서 비롯된다. 여론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는 일이다.
공정한 여론조사는 단순함 속의 질서를 세우는 것에서 완성된다. '7개의 법칙'은 단순한 심리학 이론이 아니라, 신뢰받는 여론조사의 기본 규율이며, 여론조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상식이자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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