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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해준송효
날짜 : 25-06-10
조회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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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재주를 내세워 본 적은 없지만, 나름 쓸 만하다고 생각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직접 인형 옷을 해 입히겠다고 바늘에 손을 찔려가며 단련한 솜씨였다. 지난겨울에는 한창 뜨개질에 중독돼 동전 지갑이며 휴지 덮개며, 갖은 소품을 떠 주변에 선물로 돌렸다. 선배 기자가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에서 펠트 공예 체험 신청을 받는다고 소개해 줬을 때 단박에 ‘꼭 가야겠다’ 생각한 건 그 자부심 때문이다.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의 일일 공예 수업 ‘공예사계(四季)’ 프로그램에서는 계절마다 시기에 어울리는 공예품을럭키세븐
선정해 체험을 연다. 가정의 달인 5월의 체험은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가족 구성원, ‘반려견’ 키링 만들기. 5살 난 폼피츠(포메라니안과 스피츠가 섞인 믹스견) ‘마루’를 둔 기자로서는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마루와 똑 닮은 키링을 만들겠단 포부로 지난달 25일 오후 센터를 찾았다. 체험 수업에는 기자를 포오션파라다이스 먹튀
함해 총 다섯 팀이 참여했다. 일요일이라선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왔다. 강습은 김해 허그미펫아트 공방의 하지우 강사가 맡았다.
지난달 25일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에릴게임바다이야기
서 기자가 펠트 공예 체험으로 비숑을 만들고 있다./허그미펫아트 공방/
지난달 25일 김해공예창작지원센터에서 기자가 펠트 공예 체험으로 비숑을 만들고 있다./허그미펫아트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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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 첫인사를 나누자마자 폰 배경 화면을 열어 마루의 사진을 건넸다. 가능할까요, 조심스레 물어보니 초심자는 어렵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폼피츠 특유의 세모난 얼굴형은 고수의 기술이 필요해서 둥글게 생긴 비숑이나 푸들이 비교적 쉽다는 설명이었다. 오늘 해보고 감을 익힌 후 다음번에 폼피츠를 만들어보라는 권유에 비숑 만온라인 릴게임 손오공
들기에 도전했다.
솜사탕 같은 비숑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구불구불한 양털실을 손질하는 게 첫 임무였다. 양털이 엉키지 않도록 실마다 넣어 둔 고정끈 두 가닥을 뽑아내고, 정렬해 둬야 한다. 난생처음 자세히 들여다본 양털실은 생각보다 더 가늘고 모질이 고왔다. 중간에 끊어 먹지 않으려면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다. 20개 중 2개만 찢어졌으면 그럭저럭 선방이 아닐까.
혼자 뿌듯해하며 정리한 실들을 모아 5㎝씩 균일하게 잘랐다. 똑같은 길이로 자른 털실을 비숑의 머리를 본뜬 펠트 모형에 한 올 한 올 심어야 하기 때문이다. 털실 조각을 모형 위에 올리고 가는 바늘로 콕콕 찍어준다. 양털이 바늘에 찔려 펠트 모형 속에 밀려 들어가면서 두 직물이 엉켜 고정되는 원리다. 작업을 하다 자기 손가락을 잘못 찌르면 핏방울도, 눈물방울도 맺힐 수 있단 말에 얼른 골무를 꼈다.
생각보다 더 많이, 빠르게 바늘을 찔러야 했다. 시작하기 전 패기와 달리 오늘 안에 비숑 형태라도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점차 눈에 띄게 풍성해지는 모습에 재미가 붙었다. 단순한 반복 동작으로 즉각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뿌듯함이 차올랐다.
기자가 만든 펠트 공예품 비숑 모습.
기자가 만든 펠트 공예품 비숑 모습.
고양감도 잠시, 바느질에 몰두하다 전체 형상을 확인하니 고개가 갸우뚱해졌다. 어느새 기자의 손에는 눈과 코가 사라질 정도로 털만 빼곡한 솜뭉치가 들려있었다. 옆자리에서 함께 체험하며 일일 짝꿍이 된 김나윤(12) 학생은 “비숑이 아니라 실험을 망친 과학자” 같다며 웃었다. 손재주 자신감에 금이 간 순간이다.
이 말미잘 모양의 털 공이 다시 비숑이 될 수 있을지 물으니, 하지우 강사는 “못생겨도 괜찮다”며 “다시 예뻐질 수 있도록 미용해 주면 된다”고 안심시켰다. 그저 위로의 말인 줄 알고 반신반의했는데, 몇 번의 가위질로 모양을 다듬으니 정말 비숑의 모습을 되찾았다. 못해도 괜찮고, 언제든 다시 고칠 수 있는 펠트 공예의 매력을 새삼 느꼈다.
수업은 완성된 강아지 인형에 키링 고리를 달아 고정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보들보들한 촉감이 만족스러웠다. 나윤 학생과 나란히 완성작을 들고 인증 사진도 찍으며 성취의 기쁨을 나눴다. 오늘 확인한 실력으로는 폼피츠를 만들려면 서너 번은 더 연습해야 하겠지만 못생긴 작품이 나온대도 상관없이 좋겠다는 확신이 든다.
글·사진= 장유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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