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에서 관람객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샤갈의 작품은 감성의 그림. 사랑의 시. 수십억원을 가뿐히 뛰어넘는 걸작.'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마르크 샤갈은 우리나라에도 이름이 잘 알려진 화가다. 미술에 조예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해하기 쉬운 묘사와 부드러운 색채, 동화적인 기업으로 관람객들을 몰고 다니며 전시회마다 '대박'을 낸다. 국내에서 열린 경매에서 수십억원을 넘나드는 상상 이상의 가격표가 붙은 샤갈의 작품이 팔려나갈 정도다.

샤갈의 서거 40주기를 맞아 머니투데이와 예술의전코닥주식
당, (주)아튠즈, KBS가 꾸민 대규모 전시회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은 이러한 샤갈의 작품세계를 독특한 방식으로 재조명했다. 불필요한 해석이나 감상을 덜어내고 있는 그대로의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주는 몰입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샤갈의 세계에 좀 더 몰입할 수 있는 '꿀팁' 세 가지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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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한국형·생애…샤갈 특별전을 보는 열쇠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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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에 설치된 몰입형 미디어아트. / 영상 = 오진영 기자



오는 9월까지 열리는 샤갈 특별전에서 가장 집중할 만한 것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전시품이다. 회화단기투자
와 드로잉, 석판화 등 170여점의 작품은 물론 세계에서 단 한 차례도 선보인 적이 없었던 미공개 원화 7점이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가 개인 수집가가 소장 중이던 원화를 대여하기 위해 직접 설득에 나서 한국에 온 작품이다.

파리 오페라 극장의 천장화와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 센터의 12개 스테인드글라엠머니
스를 주제로 한 몰입형 미디어 아트도 다른 전시회와 차별화되는 전시다. 해외에서 기획·제작된 미디어아트를 우리나라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다.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는 "미디어 아트를 통해 좀더 전시에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마르크 샤갈의 작품세계와 지성적 측면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 = 윤선정 디자인기자


두번째는 한국 관람객들에게 최적화된 구성이다. 전시회를 기획한 큐레이터들은 마르크 샤갈이라는 외국 작가에게 우리나라 관람객들이 몰입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배치했다. 공간을 설계한 가엘 르네는"한국 관람객들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 전시가 얼마나 편안한가, 또 한국 문화를 얼마나 배려할 수 있을까를 최우선으로 했다"며 "기술과 작품이 어우러지는 부분이 전시에 잘 녹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크 샤갈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고 편안한 작품을 그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작가다. 일부 비평가는 "지나치게 대중적"이라는 비판을 내놓지만, 작품이 경매에 오를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 붙는다. 2021년 국내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생 폴 드방스의 정원'이 42억원에 낙찰됐고 같은 해 '꽃다발'은 23억원에 팔렸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 전경. / 사진 = 오진영 기자


마지막으로는 샤갈의 생애와 작품을 비교해 보는 감상법이다. 전시회는 샤갈이 어떠한 삶을 살아왔고 무슨 감정으로 작업했는지가 고스란히 묻어 있다.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인 샤갈은 세계 대전과 나치의 탄압으로 수없이 거처를 옮겼고, 프랑스로 귀화했지만 항상 이방인에 머물렀다. 히틀러의 제거대상에 오르면서 미국으로 떠나야 했으며, 진심으로 사랑했던 아내는 감염으로 사흘 만에 숨졌다.
하지만 샤갈은 항상 사랑을 잊지 않았다. 특별전에 전시된 '보라색 수탉'이나 '마을 앞의 식탁', '러시아 마을' 등의 작품에는 샤갈이 꿈꾸었던 사랑과 연인, 감성이 투영돼 있다. 색채와 표현 기법에 집중하는 것도 좋지만 샤갈의 생애와 방향성을 비교해 가며 작품을 감상하면 한결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공간설계자 가엘 르네는 "이번 전시는 작품과의 만남보다는 '인간 샤갈'과의 만남에 초점을 맞췄다"며 "한국의 관람객들도 서거 40주년을 맞이해 기획된 전시를 통해 태어나면서부터 서거하는 날까지 '인간 샤갈'이 느꼈던 감수성의 여정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