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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타월 발명(1962년)과 목욕탕 간 거리 제한제 무효화(1963년)로 급증해 1970년대 부흥한 대중목욕탕은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급감했다. 치솟는 집값에 화장실 공간마저 아까운 사람들은 욕조 대신 샤워 부스를 들인다. 매일같이 헬스장 드나드는 젊은 층은 씻는 것마저 그곳에서 해결한다. 목욕업의 쇠락이다.
서울 성동구 송정동에 있는 1인 목욕탕.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대중목욕탕 대신 1인 목욕탕카카오릴게임
과 세신숍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위크엔더스 바쓰
그럼에도 뜨거운 물에 몸을 불려 때 밀고 바나나맛 우유 마시며 집에 돌아오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세대가 있다. 그래서일 것이다. 목욕의 즐거움을 아는 이들을 겨냥한 ‘1인 목욕탕’ ‘1인 세신숍’이 등장했다. ‘동네 사랑방’ 기능은 사라졌지만 몸을 투자종목
씻는다는 본질은 그대로다.
서울 성동구 송정동 위크엔더스 바쓰는 오래된 4층 빌라의 2층 집을 목욕탕으로 개조한 곳이다. 편히 쉴 수 있는 라운지와 큰 욕조가 딸린 목욕탕을 시간제로 빌릴 수 있다. 손님이 오면 웰컴 드링크를 제공하고, 물에 빠뜨려도 괜찮은 ‘방수 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음악 틀어놓고 목욕하며 소설을 읽는 고객이 많다. 모바일게임
목욕 용품과 기초 화장품도 구비돼 있으니 목욕 바구니에 샴푸 등을 채워 갈 필요도 없다.
한귀리 대표는 “20대 후반~40대 초반 손님이 대부분이지만 최대 4인까지 인원을 추가해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즐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와인이나 맥주를 가져와 마시는 사람도 있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차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고. 모르는 사람과 발가벗청담러닝 주식
고 같은 탕 안에 몸을 담그고 멀뚱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내향인, ‘위생’을 위한 목욕이 아닌 ‘힐링’을 위한 목욕을 추구하는 젊은 층이 특히 좋아한다.
목욕탕의 백미는 묵은때를 미는 세신(洗身). 손이 닿지 않는 부위까지 꼼꼼히 때를 밀기 위해선 목욕 관리사에게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다. 벌거벗은 사람들 사이에 누워 있는 걸 민망하황금성오락실
다고 여기는 사람들이나 결혼 앞두고 깨끗하게 목욕 재계하려는 예비 신부, 내 몸 하나 움직이기 힘든 임산부들은 ‘1인 세신숍’을 찾는다. 포털 사이트에서 1인 세신숍을 검색하자 30여 업체가 떴다. 대부분 여성 전용.
외국인 관광객들도 때 밀러 한국에 온다. 한국 드라마 속 목욕탕은 데면데면하던 아빠와 아들이 목욕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며 친해지고, 남탕과 여탕에서 나오면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마주치며 사랑이 꽃피는 곳. 거칠거칠한 이태리 타월로 몸이 빨개질 정도로 박박 문대는 때밀이는 ‘한국 좀 안다’는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 명명하자면 K때밀이?
서울 성북구에서 두 군데를 운영하는 단오풍정은 방문 고객 10명 중 8명이 외국인이다. 새벽부터 목욕하고 여행하거나 출국 전 말끔하게 씻고 가려는 고객이 많아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한다. 단오풍정 관계자는 “목욕 끝나고 목적지까지 택시를 불러주는데 아침에 온 고객들은 여기서 화장까지 마친 뒤 명동·홍대 같은 관광지로 많이 가고, 밤에 온 고객들은 곧장 호텔로 가서 쉬거나 출국하러 공항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며 “대만·일본·중국에서 온 고객이 많다”고 했다. 서울 강남의 또 다른 1인 세신숍은 아예 가게 입구에 ‘여성 전용 세신숍’이란 말을 3개 국어로 적어뒀다. 영어와 일본어 글씨가 한글보다 2배 이상 컸다.
몇 안 남은 찜질방이나 대중목욕탕들은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입장료와 세신비도 오른다. 경기도 수원시의 한 목욕탕은 입장료 1만2000원에 찜질복 2000원, 세신비 3만원에 오일이나 마사지 등을 더하면 6만~12만원 이상을 받는다. 광주광역시 한 목욕탕은 세신비 3만원, 전신 마사지는 8만원을 받는데 입장료를 더하면 1만원가량 추가된다. 젊은 층의 다중 이용 시설 기피 성향과 별개로 대중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들이는 비용에서 몇 만원만 추가하면 음료와 기본 용품을 받을 수 있고, 정확한 예약 시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1인 목욕탕·세신숍의 장점이다. 추가로 팁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좋다고.
목욕 관리사가 상주해 화제가 된 서울 반포 ‘래미안원베일리’는 최근 남자 사우나 목욕 관리사가 사라져 다시 화제에 올랐다. “나는 세신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데 왜 목욕 관리사에게 월급을 지급하느냐”는 항의가 있었던 것. 샴푸와 로션을 가져가는 사람이 많아져 지난달부터는 치약과 비누만 제공한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래미안원베일리는 전용면적 59㎡가 42억원에 거래되는, 한국에서 손꼽히는 고가 아파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