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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제267대 교황으로 즉위한 레오 14세는 수만 명의 신자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황으로서 첫 공식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연설 서두에 "이 시대는 사랑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교회는 분열을 봉합하고 평화를 일구는 누룩이 돼야 한다"고 밝히며, 교황의 역할을 단순한 종교 지도자의 수준을 넘어 국제 평화의 중재자로 확장할 의지를 천명했다.
레오 14세는 즉위식에서 "전쟁은 모든 것을 파괴하지만, 평화는 우리가 함께 쌓아올릴 수 있는 유일한 미래"라며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미얀마를 직접 언급하며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 연대와 기도, 그리고 실질적 외교적 노력을1억주식투자
촉구했다. 특히 "아이들이 두려움 속에 잠들지 않도록 우리는 이 전쟁을 멈춰야 한다"는 발언은 전쟁 지역의 민간인을 향한 간절한 호소로 국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시기적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새 교황의 이러한 메시지는 단순한 도덕적 언명 그 이상의 파장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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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8일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레오 14세가 교황직 시작을 기념하는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DP 연합
"우크라이나가 순교자의 피로 물들고 있다"
레오 14세의 즉위식 연설은 단순한 종교적 선언이 아니었다. 오황금성게임장
히려 일종의 정치 지도자처럼 세계 곳곳의 갈등을 하나하나 짚으며 교황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를 명확히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선 "그 땅은 순교자의 피로 물들고 있다"고 표현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민간인 피해를 동시에 언급했다. 이는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침공을 명확히 비판하지 않고 우크라이나가 "흰 깃발을 들어야 한다"고 발언지앤비
해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산 점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가자지구에 대해서도 "아이들이 두려움 속에 잠들지 않도록, 우리는 이 전쟁을 중단시켜야 한다"며 유엔과 각국 정부에 인도적 휴전을 촉구했다. 이 메시지는 특히 인도적 위기와 무슬림-기독교 간 대립 문제에 대한 교황청의 입장을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됐다. 레오 14세우리투자증권 주식
는 난민, 기후변화, 사회 불평등 등 다층적인 문제들도 언급하며, 교회가 단지 기도하는 기관이 아니라 '실천하는 양심'이 돼야 함을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교황청의 정치적 중립성과 종교적 도덕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즉위식 직후,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잇따라 환영 메시지를 발표하며 교황의 평화 메시지에 지지를 보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교황과의 첫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가자에서의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협력 의사를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공동 성명을 통해 "레오 14세가 세계 무대에서 정의롭고 자비로운 세계를 위한 연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유엔의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 역시 "지금 세계는 평화, 정의, 인간 존엄, 연민을 위한 가장 강력한 목소리를 필요로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바티칸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공간을 마련한다면 적극 지지할 것"이라며 새 교황의 중재 역할에 기대감을 표했다. 심지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조차도 "러시아와 바티칸 사이에 구축된 건설적인 대화와 협력이 우리를 하나로 잇는 기독교적 가치 위에서 계속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며 관계 유지 의지를 나타냈다.
레오 14세는 외교 무대에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즉위식 다음 날 레오 14세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전후 복구, 전쟁범죄 책임 규명, 인도주의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특히 레오 14세의 강력한 지지를 바탕으로 바티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에 평화회담 주선 의사를 전달했는데, 이러한 외교적 시도는 프란치스코 교황 시기와는 차별화된 실질적 움직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의 수장 스뱌토슬라우 셰우추크 대주교는 교황에게 우크라이나 방문을 공식 초청하며 "순교자의 피로 물든 그 땅에 교황의 발걸음이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바티칸의 중재 자체를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는 바티칸이 가진 종교적 중립성과 상징성이 여전히 일정 부분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가자지구에 대해서도 교황은 강한 어조로 인도적 지원과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지금 가자에서는 굶주림이 무기가 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표현으로 국제사회의 행동을 촉구하며, 즉위식 마지막 순간까지 평화를 위한 경고를 이어갔다. 이는 단순한 기도를 넘어 국제사회와 유엔, 각국 정부를 향한 행동 촉구로 읽혔다. 교황청은 과거에도 쿠바-미국 관계 정상화, 베트남과의 국교 회복 등에서 조정자 역할을 한 바 있다. 레오 14세가 이런 외교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좀 더 전면적이고 정치적인 방식으로 개입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월18일 이탈리아 및 바티칸을 공식 방문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교황 레오 14세가 악수하고 있다. ⓒDP 연합
레오 14세, '한반도 평화' 중재자 역할도 할까
레오 14세의 행보는 바티칸의 정체성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바티칸은 종교 국가지만 국제법상 독립된 주권국가다. 수 세기 동안 유럽과 세계 정치에 일정한 영향력도 행사해 왔다. 특히 20세기 이후 교황청은 도덕적 권위에 기반한 '양심의 외교'로 분쟁 조정에 개입해 왔으며, 이는 유엔이나 EU 등 국제기구가 수행하지 못하는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레오 14세는 이런 전통을 이어받되, 좀 더 적극적인 현실정치 개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외교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도, 명백한 인권 침해와 전쟁범죄에 대해서는 강력 비판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는 교황청이 종교적 권위를 넘어 도덕적 국제기구로서의 위상을 다시 정립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또 그는 교회 내부의 다양성과 지역 교회 간 협력을 강조하며, 단일한 로마 중심 교회가 아닌 글로벌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구상하고 있다. 이는 교황청 외교의 확장과 동시에, 가톨릭교회 자체의 구조적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레오 14세의 즉위는 단순한 종교 지도자의 교체를 넘어선다. 그것은 세계 질서의 전환기에 등장한 새로운 중재자의 출현이다. 그의 평화 메시지는 분쟁과 양극화가 심화된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도덕의 목소리'가 필요한 시점임을 상기시킨다.
그의 메시지는 유럽과 중동을 넘어 아시아에도 울림을 주고 있다. 특히 한반도처럼 냉전 체제가 여전히 지속되는 지역에서 교황의 평화 발언은 외교적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실제 과거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한국을 방문해 남북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레오 14세가 이러한 흐름을 이어간다면, 바티칸은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의 중재자가 될 수 있다.
레오 14세는 종교 지도자를 넘어 국제사회의 도덕적 균형추가 될 수 있을까? 그의 첫 행보는 분명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 세계는 그가 던진 평화의 메시지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지를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