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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여성가족재단이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을 펴냈다.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여성들의 활동과 피해 실태를 종합적으로 담은 이 책은 1년간의 준비 끝에 세상에 나왔다.
필진은 5·18과 여성항쟁사를 꾸준히 연구해온 지역 여성 연구자와 활동가 9인으로 구성됐다. 김지연 5·18민주화운동기록관 학예연구사, 박현정 진실화해위원회 팀장, 이춘희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공동대표, 임선화 광주교대 강사, 300만원 대출 장세레나 광주여성회 대표, 정경운 전남대 교수, 주문희 전남도교육청 주무관, 추명희 한국구술사연구소 연구원, 홍인화 전 5·18기록관장이 참여했다.
이 책은 1980년 5월17일 예비검속이 시작된 날부터 27일 전남도청 함락일까지 여성들의 항쟁 경험을 일자별로 기록해 조명했다. 여성항쟁사를 하루 단위로 구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책의 실사진 주요 성과 중 하나다.
항쟁 당시 여성들의 활동은 주먹밥을 넘어 훨씬 더 전방위적이었다. 가두방송, 유인물 제작과 배포, 대자보 작성, 부상자 간호 및 수송, 대민업무, 모금과 취사, 화염병 제작, 시신 처리와 장례 준비에 이르기까지 많은 분야에서 여성들이 움직였다. 시위대의 약 3분의 1을 여성들이 구성했을 만큼 거리 투쟁에도 적극적으로 쓸개즙 참여했다.
‘녹두서점’과 ‘광주YWCA’는 여성 활동의 핵심 거점이었다. 18일부터 23일까지 녹두서점은 연락과 상황 일지 정리, 시민궐기대회 준비, 소식지 제작 등 실질적인 정보 수집과 전달의 공간으로 기능했다. 24일부터는 활동 거점을 광주YWCA로 옮겨 기획조, 선전·홍보조, 궐기대회 준비조, 인쇄조, 모금조 등으로 조직을 세분화하 mi대출조건 며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송백회 회원, 여학생, 간호사, 여성노동자, 유흥업소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이 참여해 자발적이고 헌신적인 활동을 펼쳤다. 광주YWCA에서의 활동은 ‘제2의 항쟁지도부’로 불릴 만큼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여성들이 대거 참여한 만큼 피해도 컸다. 예비검속과 항쟁 기간 중 수많은 여성이 연행돼 고문을 당했 재건축 고, 이 중 일부는 성고문과 강간 피해를 입었다. 국가보고서에 기록된 성폭력 사례만 52건에 이르지만, 신고되지 못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성 부상자는 172명으로 집계됐으며, 병원조차 찾지 못한 사례도 많았다. 전체 사망자 166명 가운데 여성은 12명, 이 중 11명은 총상으로 숨졌다. 가장 어린 여성 희생자는 14세였다. 행방불명된 여성은 5세 아동부터 57세까지 총 16명으로, 가족 전체가 실종된 사례도 있었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요 성과는 여성 피해 상황을 최초로 목록화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작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조차 성별 구분이 부족해 연행자나 구속자의 목록화는 불가능했으며, 행방불명자 역시 다양한 자료를 비교·분석해 어렵게 정리했다. 사망·증언불능·증언거부 등으로 인해 반영되지 못한 피해도 여전히 많다.
이러한 한계는 오월 여성항쟁사가 앞으로도 계속 다시 쓰여야 함을 보여준다. 자료 발굴과 연구자 양성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며, 지역사회와 국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요구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책의 발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공동의 기억을 복원하고자 하는 사회적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책 제목은 1991년 광주 최초의 여성항쟁사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에서 따왔다. 당시 책은 공안정국 속에서 실명을 밝히고 증언에 나선 유가족 29인과 연구자들의 용기로 탄생한 기록이다. 이번 책은 그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제목 앞에 ‘2025’를 붙여 여성항쟁사가 여전히 완결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새롭게 쓰여야 할 역사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경례 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1980년 광주민중항쟁 속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은 책 ‘2025 광주민중항쟁과 여성’을 시민과 함께 나누며 오월여성사의 기억과 실천을 지역사회에 환기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역사 속 여성들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발굴, 아카이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최명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