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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6·3 대선이 2주도 채 남지 않은 21일 파면 후 첫 공개 행보로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영화를 관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 전 대통령을 말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에 대해 사과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9분쯤 남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으로 서울 중구 동대문에 위치한 영화관을 찾았다. 홍콩 HSCEI 지난달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47일 만의 공개 행보다. 윤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을 향해 밝은 표정을 지었지만 다소 살이 빠지고 수척한 모습이었다. 머리 스타일도 현직 때처럼 가르마를 탔지만 힘을 주진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도착하자 지지자들은 ‘부정선거’라고 적힌 빨간색 풍선을 들고 “윤석열 대통령”, “윤 어게인(again)” 서울대 기숙사 을 연호하며 함성을 쏟아냈다. 윤 전 대통령 좌석의 왼쪽에는 보수 스피커를 자처한 한국사 강사 출신 전한길씨가, 오른쪽에는 영화를 감독한 이영돈 PD가 자리했다. 윤 전 대통령이 관람한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는 부정선거 의혹을 파헤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이 PD가 감독했고 전씨가 제작에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은 무표정으로 영 제도권금융회사조회 화를 보다가도 일부 장면에선 고개를 끄덕이거나 박수를 쳤다. 영화 중간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대국민 담화 영상이 나오자 관객들은 영화관 내에서 “윤석열”을 외치며 환호했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파면 선고 주문을 낭독할 땐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영화 상영 직후 ‘어 취업지원 떻게 봤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좋았어요”라고만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대한민국 선거는 공정하게 돼야 한다”며 “어떤 경우든 유권자 중 누구라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해명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완전하게 보금자리주택광명 일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선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서도 “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말려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자중해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제발 윤석열 다시 구속해 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도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재명 후보는 “그 선거 시스템으로 본인이 선거에서 이겼는데 부정선거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라며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했고, 이준석 후보는 “가만히 있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 선거 과정 중에서 본인이 하는 모든 행동은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등장으로 당내 불만이 속출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이날 김건희 여사 논란 정리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중단 없이 반성하는 보수로 거듭날 것”이라며 “계엄에 대한 사과와 윤 전 대통령 탈당에 이어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당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김 여사의 과거 행위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고 이 문제에 깊이 반성하며 근본적으로 변화하겠다는 다짐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부인에 대한 투명한 검증, 대통령 및 친인척·주변인에 대한 감시·감찰 제도 개선 추진 등을 약속했다.
한편 제작사 측은 이번 대선에서 김 후보가 패할 경우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PD는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이 (영화를 본 후) ‘컴퓨터 등 전자기기 없이 대만식이나 독일이 하는 투명한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져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만약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통계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오면 불복 운동을 할 것이라는 게 제작진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곽진웅·김진아·류재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