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가 지난달 30일 선거 유세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싱가포르가 3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60년째 정권을 유지해 온 집권 여당 인민행동당(PAP)의 승리는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그러나 예년처럼 ‘압승’이 당연시되는 상황은 아닌 까닭에 의석 변화에 따라 로런스 웡 총리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 등에 따르면 웡 총리는 전날 마지막 유세에서 “글로벌 긴장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는 더 많은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를 헤쳐 나가려면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정적 국가 운영을 위해 PAP 후보를 지지펀드관리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총선은 웡 총리가 지난해 리셴룽 전 총리 뒤를 이어 취임한 뒤 처음 치르는 전국단위 선거다. 당초 올해 11월 전까지만 실시하면 되지만, 새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조기 총선 카드를 꺼낸 든 것이다.
PAP는 1965년 싱가포르 건국 이래 60년간 단 한 번도 정권을 내주지 않았다. 사실상의 황금성온라인
‘일당 지배 체제’다. 이번에도 대이변이 없는 한 승리가 확실시 된다.



지난달 30일 싱가포르 주택가에서 한 시민이 인민행동당(PAP) 총선 후보자들의 얼굴이 담긴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싱가포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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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얼마나 압도적인 득표'로 의석을 차지하느냐다. PAP는 지난 17차례 총선에서 모두 의석 점유율 93%를 넘겼다. 그러나 2020년 선거에서는 93석 중 83석(89%)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득표율도 2015년 69.9%에서 61.2%로 급락했다. 이겼지만 ‘사실상의 패배’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반면 야당인 노동자당(WP)은 야마토 릴게임
6석에서 10석으로 의석수를 늘리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PAP의 장기 집권 체제와 정부의 강한 사회 통제에 대한 피로감, 변화에 대한 청년층의 갈망이 표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치러진다. 미중 무역 전쟁과 지정학적 긴장으로 무역 의존도가 높은 싱가포르의 경제 불안감은 커러셀2000
지고 있다. 경기침체와 부의 양극화가 동시에 빨라지고 생활비 상승에 대한 불만감도 팽배하다. 총 97석이 걸려있는 이번 선거에서 완승을 거둔다고 여당 스스로 확신하기 어려운 이유다.
또 한 번 ‘90% 의석 점유’라는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질 경우 웡 총리가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진 탄 싱가포르경영대 교수는 AFP통신에 “여당이 확고한 지지를 얻으면, 정부는 경제 정책과 대외 협상에서 힘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가 야당에 훨씬 수용적인 지금,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