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삶을 담는 그릇입니다. 다량으로 공급된 일률적인 아파트가 아니라 저마다 모습을 지닌 주택을 찾아 나섰습니다. 건축은 결국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누가 사느냐에 따라 집 모양새도 달라집니다. 획일화한 주거유형에서 벗어나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지어진 경남 우수주택에서 건축주와 설계자를 만나 '그 집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늘 고향을 그리워하다 고향 마을 어귀에 집을 지었다. 일주일 중 평일 닷새는 부산에서 일을 하고, 주말 이틀은 의령에서 지내는 손민곤(68)·김희라(56) 부부다.



릴게임꽁머니
의령군 부림면 우수주택 앞에서 건축주 부부와 건축사(왼쪽)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미지


손 씨는 의령군 부림면 신반에서 나고 자랐다. 초·중·고교도 신반에 있다. 의령을 떠나 부산에 정착한 지 50년 가까이 됐지만, 귀촌이 늘 간절했다. 3년 전, 더 늦기 전에 집을 바다이야기 짓자고 마음먹고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고향집터는 새로 집을 짓기에 작았다. 또 땅 일부가 인근 도로로 잘라나가 형태도 반듯하지 못했다. 부부는 부친 산소를 오가며 눈에 띄는 터를 발견했다.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출발해 막곡리에 다다랐을 때 보이는 산 밑 공간이었다. 손 씨는 "땅주인이 누군지 알아보려고 인근 주유소 사장에게 물었더니, 임자가 게임릴사이트 바로 주유소 사장이더라"며 "마을 입구에다 면적도 넓어 지체할 것도 없이 사들였다"고 말했다.
부부는 고향에서 집을 지은 친구네를 보고 한영식(한 건축사사무소) 건축사를 찾았다. 김 씨는 "가사를 하는 주부로서 볼 때 내부 동선이 아주 편리한 집이었다"며 "장손이고 제사가 많아 친인척이 모이는 신반집도 편리하게 지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 릴게임예시 다. 또 세간교앞 삼거리에서 3㎞를 달려야 나오는 동네 첫 집이다 보니 환해 보이길 바랐다.

한 건축사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내부 개방감을 살려 설계했다. 확 트인 집은 밤에도 밝다. 한 건축사는 1층은 주말마다 휴식을 취하는 부부를 고려해 안방과 주방, 거실, 화장실을 모두 갖추게 했고, 2층은 손님맞이용으로 따로 릴게임바다신2 두었다. 마당도 차량 서너 대가 주차할 수 있을 만큼 널찍하다. 산 바로 밑에는 캠프장처럼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또 다른 곳은 지인과 노래를 부르고 스크린 골프를 칠 수 있는 취미공간으로 만들었다. 부부는 봄에는 축대벽 사이마다 꽃잔디, 영산홍을 심었다. 거실은 남쪽을 바라보고 있다. 가을볕이 통창으로 고스란히 들어오고 구름 없이 맑은 하늘도 바로 보인다. 종종 다람쥐며 청설모가 마당을 유유히 뛰어다닌다.




의령군 부림면 2층 단독주택 전경. /한 건축사사무소


집 외벽은 김 씨 취향이다. 한 건축사는 "네모난 건물 벽면을 입체감 있게 표현했는데, 짙은 회색 화강석으로 벽면을 마감해 현대적인 분위기를 낸다"며 "마치 박물관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2024년 여름 때 완공한 집은 공사기간이 꽤 길었다. 1년 넘게 걸렸다. 손 씨는 집 짓던 시기에 수술을 했다. 석 달 정도 병원에서 지냈고 퇴원해서도 회복기가 두어야 했기 때문에 집 공사는 잠시 중단됐다. 또 집터에 있던 전봇대도 옮겨야 했다. 이설하는데도 넉 달 정도 소요됐다. 부부는 다시 시작한 공사현장을 자주 찾아 꼼꼼하게 살폈다. 2년 동안 신반마을에 원룸을 얻어 주말마다 오갔다. 그렇다고 시공을 일일이 참견하지는 않았다. 업체를 믿고 맡겼다.
손 씨는 신반집에서 지내다 보니 더 건강해졌단다. 그는 "집을 짓고 있을 때 아팠지만 지금은 아주 좋다"며 "일 생각 안 하고 오로지 우리 둘만 지내는 공간이 아주 좋고 느림의 미학도 있어 집 짓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부부는 의령 생활 덕에 바빠지기도 했다. 선산 근처에서 농사를 짓는다. 감, 사과, 배 등 온갖 과실나무를 심었고 김장할 수 있을 만큼 배추와 무도 키운다. 손 씨는 "잡초 관리 차원에서 하나 둘 심다 보니 점점 커졌고, 관리도 꾸준히 해줘야 하니 주말마다 일거리가 됐다"며 "농업경영체 등록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농사일에다가 집을 찾아오는 손님맞이로도 분주하다. 김 씨는 "부산 아파트는 아무도 안 찾아오니 20년 동안 살면서 이웃을 잘 모르는데, 신반집에서는 동네 분들이 들리니 옷도 나름 갖춰 입고 청소도 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남편이 고향 사람들과 허물없이 잘 지내다 보니 그녀도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또 고향을 찾아도 지낼 곳이 없어 금방 떠나야 했던 고향 선후배들은 신반집 덕에 더 오래 머문다. 이번 추석에도 아주 북적북적했다고.




의령군 부림면 2층 단독주택 전경. 봄에는 마당에 꽃을 심었다. /건축주


부부는 '5도 2촌'(닷새는 도시, 이틀은 농촌)을 제대로 즐기고 있다. 특히 전통시장 구경은 빼놓을 수 없다. 차로 30분 거리에 갈 수 있는 오일장이 5곳이나 된다. 마침 장이 서는 날도 달라 주말마다 다른 장에 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택탐구 경남가 인터뷰가 있는 날은 신반장이 열리는 날. 김 씨는 "도넛과 꽈배기가 맛있어서 오전 일찍 나가 사왔다"며 "남지장, 창녕장, 함안장, 경북 고령장을 돌면서 제철 채소며 과일을 구경하고 시골 음식도 맛있다"고 말했다.

손 씨는 유년시절 신반장날을 회상했다. 그는 "70년대에는 신반 오일장에서 현금이 2억씩 풀린다고 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한지를 사러 왔다"고 설명했다. 의령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지와 관련된 설화가 전해지는 곳이다. 부림면과 봉수면은 한지 발상지이자 최대 생산지였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고려 때 봉수면 서암리 국사봉 중턱에 있는 대동사에 설 씨 성을 가진 주지가 어느 봄날 닥나무 껍질을 계곡 물속에 담가 두었더니 나무껍질이 물에 불어나면서 섬유질의 물체가 됐다고 한다. 신반이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의 생육조건과 잘 맞아 마을 주민 대부분이 한지 생산을 생업으로 삼았다. 지금은 무형문화재로 한지장을 지정해 전통 한지 생산 명맥을 잇고 있다.




의령군 부림면 2층 단독주택 전경. 밤에 어두운 도로를 밝혀주는 집이다. /건축주


최근 부림면이 들썩인다고. 의령군이 추진하는 부림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전국 지방자치단체 핵심 사업 가운데 투자 가치가 높은 '대한민국 100대 지역투자유망사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 건축사는 "몇 년 전부터 귀농과 함께 집 설계 문의가 있었다"며 "그런데 생각보다 적적해서 적응을 못 하고 떠난 이도 적지 않기 때문에 무작정 이주보다 작은 집을 구해 살아보면서 결정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김 씨도 "신반집은 우리 부부의 로망과 바람이 이뤄진 곳이지만, 생각해보면 고향이고 반촌이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며 "집이 삶을 바꾸는 만큼 촌에서 집 짓기를 바라는 이들이 좋은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기자
<2024년 우수주택 선정 부림면 단독주택 개요>
규모 : 지상 2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2층), 경량철골조(1층)
주요재료 : 판넬지붕
연면적 : 247.49㎡
공사비 : 4억 원
설계자 : 한영식
<경남 우수주택이란?>
경남도는 매년 우수주택 40동을 선정한다. 그해 준공한 경남지역 단독주택 중 18개 시·군 추천과 경남도 우수주택 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친다. 주변 환경과 자연스럽고 거주자에게 맞는 효율적인 공간구성, 친환경 건축기법 등이 심사 기준이다. 기자 admin@119sh.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