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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하고, 쿠팡으로 생필품을 구매하고, 배달의민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다. 익숙한 일상이다. 그런데 이 애플리케이션(앱)들이 모두 멈춘다면 어떻게 될까. 전화로 소통하고, 대형마트에 가서 쇼핑을 하고, 음식점에 가서 직접 포장을 하는 대안이 있겠지만 이미 이 모든 과정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큰 불편이 뒤따를 것이다. 카카오톡의 단체채팅방을 대신할 수 있는 서비스는 거의 없고, 카카오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다른 서비스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 로켓배송이 중단되는 순간, 수많은 이용자의 소비 방식이 변한다. 배 바다이야기게임장 달 앱이 멈추면 가게의 주문 수입이 줄어들고 라이더의 수입이 끊긴다. 단순히 이용자 편의성만을 논하기에 이미 '플랫폼'은 거대해졌다.
플랫폼은 원래 승강장을 의미했다. 기차가 서고 승객이 오르내리는 곳, 사람들이 이동 수단과 만나며 일상의 흐름이 시작되는 지점을 뜻했다. 이제 교통·쇼핑·결제·배달 등 일상의 모든 과정이 디지털 승강장인 온 쿨사이다릴게임 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거친 이후 플랫폼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도 함께 높아졌다. 앱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일상은 잠시 멈췄고, 플랫폼에 제대로 올라타지 못하는 이들은 이동과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까지 나타났다. 플랫폼 시대의 새로운 리스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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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新인프라…한국 디지털 경제에도 영향
터치 한 번, 클릭 한 번으로 생활 반경을 넓히는 플랫폼의 편의성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산업이 자신의 삶을 개선했는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4.3%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플랫폼은 최대 장점인 편의성과 효율성 바다이야기디시 을 기반으로 산업 규모까지 키웠다. 검색·결제·배송을 통합한 쿠팡, 포털의 기능을 넘어 이커머스 시장까지 뛰어든 네이버 등이 선두에서 시장의 확장을 이끌었다. 플랫폼에 편입된 음식 배달과 공연 분야의 매출도 늘어났다.
지난해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2%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은 15%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 오션릴게임 된 이후에도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플랫폼은 한국 전체의 '디지털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 포레스터는 2028년까지 한국 디지털 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3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규모 기준으로 세계 상위 6개 디지털 경제국에 포함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시했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 입점만으로 전국 단위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중소상공인의 시장 진입도 확대됐다. 배달·모빌리티 플랫폼에도 동네 식당과 지역 택시기사가 들어오는 등 플랫폼은 기존 사업자들을 디지털 시장과 연결하는 역할도 했다. 쇼핑과 음식 배달에 이어 금융까지 플랫폼 시대에 편입되면서 대부분의 일상은 플랫폼 위에서 움직이게 됐다. 플랫폼이 '21세기의 전기'나 '신(新)인프라'로 불리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에서도 플랫폼을 사회 필수 기반시설로 바라보는 시각이 감지된다.
그러나 전기와 통신 같은 기본 시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일상에 큰 영향을 준다. 플랫폼 영역이 넓어지면서 그 여파도 커지고 있다. 11월14일 쿠팡의 검색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이 이어졌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도 결과가 검색되지 않거나 아예 검색창이 반응하지 않아 고객센터로 문의가 폭증한 것이다. 쿠팡 측에 따르면, 당시 서비스 개선을 위한 내부 테스트를 진행하던 중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의 한 가지 기능만 막히더라도 이용자 불편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다.
플랫폼 오류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배달의민족 앱에서 오류가 발생해 저녁식사 시간에 배달을 이용하려던 이용자와 점주 등이 불편을 겪은 사례가 있었다. 배민은 장바구니 진입 등 일부 기능에 오류가 발생해 이용자들에게 보상 쿠폰을 지급하고 점주들에게는 당일 주문에 대해 중개이용료를 전액 면제하는 등 수습에 나선 바 있다. 대표적인 결제 플랫폼인 삼성페이에서는 지난 4월과 6월, 8월 등 총 3번의 결제 오류가 발생해 삼성페이를 주 결제 수단으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고 이용자 규모가 클수록 여파가 컸다.



배달의민족·쿠팡 오류 화면


플랫폼 시스템 장애에 따른 불만 폭증하기도
시스템이 멈출 경우 불편을 넘어 일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은 2022년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통해 입증됐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부터 금융 플랫폼인 카카오페이, 이동 서비스인 카카오모빌리티 등 서비스가 몇 시간 동안 동시에 마비된 바 있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는 "다수의 이용자 피해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며 "플랫폼 서비스가 대다수 국민 생활에 필수적이고, 작은 문제가 사회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와 책임의 조화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플랫폼 영향력이 커질 경우 자체적인 디지털 재난 대응 체계를 갖추고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온라인 플랫폼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임무는 '안정화'라는 것이다. 한국유통학회 고문인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는 "온라인 플랫폼이 교통·금융·상업 등 생활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는 만큼 플랫폼이 중단됐을 때 닥치는 혼란에 대해 공급자들이 시나리오별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앱과 관련한 문제가 이어지면 플랫폼 안정성 문제를 넘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고객의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신속한 대응이 플랫폼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6월2일 발생한 삼성페이 결제 장애 모습 ⓒ연합뉴스





2022년 10월15일 카카오톡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장애가 장기화하면서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도 과천의 한 카카오T 주차 사전무인정산기에 시스템 장애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UI 단순화한 시니어 모드 도입 등 시급"
플랫폼이 커지면서 접근 장벽도 생겼다. 택시 호출을 비롯해 공연 예매, 음식 배달, 금융 인증 등 일상 영역이 앱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고령층이나 디지털 소외 계층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과거 음식점 전화번호와 메뉴·가격이 적혀 우편함에 꽂혀있던 배달 책자는 사라졌고, 앱에서 음식점 목록과 평점, 리뷰를 볼 수 있는 시대다. 이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고령층은 지금도 전화 주문을 선호한다. 앱 기반 호출 서비스가 익숙하지 않아 택시 이용에 실패하거나, 전화로 부를 수 있는 콜택시 등을 이용하는 사례가 많다.
실제로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전체 성인 8%에 해당하는 350만 명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조작에 서툴러 앱을 통한 길 찾기, 송금 등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조작은 가능하지만 일상 활용은 미흡한 이들도 17.7%(768만 명)에 달했다. 성인 4명 중 1명이 디지털 기기와 앱 사용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고령층 사이에서는 기기와 앱을 다루는 것의 생경함, 시각적인 어려움 등이 토로되지만, 수차례 이뤄지는 업데이트로 인한 디지털 피로감, 앱을 통해 결제하는 경우 느끼는 불안감 등도 앱 사용을 꺼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현금 외 결제가 필수불가결한 플랫폼의 특성상 심리적 요소도 반영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교적 가입과 이용 방법이 단순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 등에는 고령층 비중이 큰 편이다.
점점 더 많은 서비스가 전화번호나 현장 창구를 없애고 앱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령층의 앱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플랫폼 입장에서도 시니어의 경제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온·오프라인에서 플랫폼 이용법 교육을 진행하거나, 시니어 상담 전용 채널 등을 가동하는 등 고령층 이용자들을 포용하는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복잡하거나 회원 가입, 본인 인증, 결제가 어려우면 고령층에게는 사실상 장벽이나 다름없다"며 "고령층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사회적 책임 부분에서 필요하지만, 구독자 증가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이라고 짚었다.
또 "시니어 계정을 도입한 우버택시 등을 비롯해, 고령층·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빌리티·커머스 등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UI를 단순화한 시니어 모드를 도입하고, 가족·보호자를 연동한다면 추가 구독자도 늘릴 수 있다. 공공 바우처·복지 포인트를 연계할 경우 정부 차원의 시니어 복지 멤버십 구독 모델로도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