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대서양 회색 물범. 사람은 2년까지 모유를 수유하지만 물범은 단 17일만 한다. 그만큼 영양분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Patrick Pomeroy


세계보건기구(WHO)는 생후 2년까지 이유식을 병행하며 모유(母乳)를 먹이라고 권장한다. 대서양 회색 물범(학명 Halichoerus grypus)은 새끼에게 단 17일만 젖을 먹인다. 수유 기간이 짧은 대신 젖에 더 많은 영양분을 넣었다.
스웨덴 예테보리대 화학분자생물학과의 다니엘 보야르(Daniel Bojar) 교수 연구진은 “대서양 회색 물범의 젖 릴짱 이 사람 모유보다 약 33% 더 많은 당 분자 종류를 갖고 있다”고 25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밝혔다. 연구진은 물범 젖의 당분을 연구하면 아기에게 더 좋은 분유를 개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대형 당 분자로 병원균 퇴치 능력 높여
포유류의 젖에는 지방, 단백질과 함께 다양한 당류가 들어있 바다이야기꽁머니 다. 이 당류들은 각기 다른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인간과 소에 상대적으로 풍부한 유당(乳糖)은 에너지를 공급한다. 특히 기본 단당류 3~10개가 연결된 올리고당은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세균을 막아내고, 장내 미생물의 초기 군집을 형성해 위와 장의 발달을 촉진한다.
회색 물범은 생후 17일간 어미 젖을 먹고 소화 기관을 가동하고, 사이다쿨접속방법 북대서양에서 마주칠 수 있는 질병과 위험 요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면역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단기간 이런 과제를 수행하려면 어미의 젖이 극도로 정교하게 구성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스웨덴 연구진은 이 가설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보야르 교수는 “사람의 모유는 최대 250종의 올리고당을 가졌지만, 회색 물범의 젖에는 332종이나 오리지널바다이야기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 중 3분의 2는 완전히 새로운 물질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물범의 당 분자 일부는 28개 단당류로 구성된 전례 없는 크기를 보였는데, 이는 모유에서 알려진 최대 당 단위(18개)를 훨씬 초과하는 수치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동물 젖에 포함된 당은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인간 말고는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릴박스 .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에게서 젖을 채취하는 일부터 어렵기 때문이다. 보야르 교수는 “우리는 처음으로 야생 포유류의 젖에서 분비되는 유당(乳糖)을 수유 기간 동안 분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메이 섬에 있는 대서양 회색 물범 어미와 새끼. 어미는 출산 후 단 17일만 젖을 먹인다./Patrick Pomeroy


◇속성 성장에 맞춰 유당도 변해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해양포유류연구소의 패트릭 포메로이(Patrick Pomeroy) 박사는 스코틀랜드 연안에 사는 야생 회색 물범 5마리를 진정제로 안정시키고 수유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젖을 채취했다. 새로운 유당 240종을 질량 분석한 결과를 인공지능(AI)에 학습시킨 결과, 물범 젖의 구성 성분은 모유처럼 수유 기간 내내 변화를 겪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야르 교수는 “물범에서 새로 발견된 당 분자를 인간 면역세포에 시험한 결과, 다양한 위협에 대한 세포 반응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 결과는 극한 환경 스트레스와 높은 외부 위험에 노출된 야생 해양 포유류가 빠르게 성장하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보다 더 복잡한 젖을 진화시켰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물범의 여러 유당 분자가 병원성 박테리아에 대해 강력한 항균 능력을 가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UC데이비스) 동물학과의 러스 호비(Russ Hovey)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지에 “이번 발견은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포유류의 젖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가치 있으며 소중하고 다양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포유류의 젖에서 유아의 영양과 감염 관리, 면역 체계 강화에 도움을 줄 새로운 생리 활성 화합물을 발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모유를 대신해 아기에게 더 좋은 기능을 하는 분유를 개발할 길이 열린 셈이다. 아기뿐 아니라 성인도 위장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보야르 교수는 “우리 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질량 분석법을 활용해 포유류의 새로운 유당을 심층 분석했다”며 “지금까지 10종의 포유류에서 분석을 진행했으며 매번 독특한 당 분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미 포유류 20종의 젖을 더 채취해 분석하고 있다.



새끼에게 젖을 먹이지만 알을 낳는 오리너구리./Doug Gimesy


◇유당 분석으로 포유류 진화도 연구
유당 분석은 진화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인간이 속한 포유류는 젖샘애서 젖을 분비해 새끼를 키운다. 이 점이 다른 종류의 동물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이다. 고래가 물고기가 아니라 포유류인 까닭도 젖에 있다.
포유류는 약 2억년 전에 알을 낳는 난생(卵生)의 파충류로부터 처음으로 출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포유류의 대부분은 난생에서 어미 뱃속에서 어느 정도 자란 새끼를 낳는 태생(胎生)으로 전환했고, 젖을 먹이며 새끼를 키웠다. 그렇다면 젖을 먹인 게 먼저일까, 아니면 태생이 먼저일까.
스위스 로잔대 연구진은 2008년 국제 학술지 플로스 바이올로지에 젖을 먹일 수 있도록 한 유전적 변화가 파충류로부터 포유류의 진화를 불러왔다고 발표했다. 포유류 중에는 난생도 있다. 오리너구리와 코가시두더지들이 그렇다.
연구진은 사람과 주머니쥐, 개, 오리너구리의 수유와 난생 관련 유전자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젖에 있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는 2억년에서 3억1000년 전에 살았던 포유류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됐다.
반면 알에서 자라는 데 필수적인 바텔로제닌이라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도 포유류 4종류 모두에 있었지만, 오리너구리를 빼고는 돌연변이로 인해 작용하지 않았다. 이 유전자는 7000만년에서 3000만년 전 사이에 마지막으로 기능을 잃었다.
이는 태반이 진화하기 전에 이미 포유류가 젖을 먹이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포유류는 알을 낳기를 그만두기 전부터 이미 수유를 시작했고, 더 이상 새끼에게 알로 영양을 공급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알을 낳지 않았다는 말이다. 포유류는 일보다 젖이 먼저인 셈이다.
참고 자료
Nature Communications(2025),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5-66075-2
PLOS Biology(2008),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bio.006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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