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옥 작 The Secret GardenⅡ(Buyongji)
그의 작품은 고목의 나이테를 닮았다.
시간을 기록하는 김경옥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정원’이 오는 23일까지 KBS 춘천방송국 로비갤러리에서 열린다.
수백 겹의 물감을 칠하고, 마르기를 기다린 뒤 조각도로 깎아낸 화면에는 시간이 층층이 새겨져 있다. 검은 바탕 위로 드러난 색의 단면은 수천 개의 점으로 이루어진 조형적 결을 품고, 빛을 머금은 조각들은 정원의 밤을 수놓은 듯한 인상을 남긴다.
오션파라다이스사이트작가는 캔버스 위에 물감을 수백 겹 쌓아 올린 뒤, 그것을 조각도로 깎아내며 색의 단면을 드러낸다. 작은 도형 단위로 깎인 표면에 나이테처럼 층층이 스며든 물감의 결은 고요한 축적의 시간이며, 그 일부만이 화면에 모습을 드러낸다. “보이는 색조차도 실제로 쌓인 층에 비하면 극히 표면적인 것”이라는 그의 말처럼, 화면 위 색의 결은 시간의 결과이
릴게임사이트 자 흔적이다. 시간의 축적이 작품의 물성을 통해 시각화된다.
▲ 김경옥 작 ‘The Pine’
초기에는 샌더기와 그라인더를 활용해 강한 물성을 드러냈지만, 2010년 무렵부터 조각도로 작업 방식을 전환하며 한층
검증완료릴게임 섬세한 표현으로 나아갔다. 수천 개의 점(dot)으로 구성된 화면은 동양화의 공필법을 연상케 하며, 검은 바탕 위로 퍼지는 색의 입자들이 고궁의 밤, 혹은 내면의 심연을 수놓은 듯한 깊이를 남긴다.
작가는 오랜 시간 고목, 정원, 고궁의 풍경을 그려왔다. 그는 단단한 기둥과 거친 껍질, 다시 그 위로 잔가지가 뻗어 나가는 나무의 형상을 ‘
바다이야기모바일 시간과 생명의 공존’으로 읽는다.
외형은 시간이 지나며 변형되지만, 그 안에 켜켜이 새겨진 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고목의 나이테, 세포가 재생하는 인체, 수백 년 동안 인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고궁의 정원. 김 작가가 말하는 아름다움은 언제나 ‘시간성’을 품고 있다.
전시장은 고궁의 정원을 그대로
골드몽릴게임릴게임 옮겨온 듯한 느낌을 주는 구도로 꾸며졌다. 조각 회화와 평면 작품이 나란히 놓이며, 고목의 가지와 지붕선이 액자와 액자를 넘어 이어진다. 관람객은 겹겹이 쌓이고 깎인 색의 결을 따라가며, 정원 한가운데 들어선 듯한 고요함을 경험하게 된다.
창덕궁 후원을 오랫동안 사랑해온 그는 “이제 강원의 풍경이 작업 안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있다”며 “작품의 시야를 확장하고, 태백산맥을 그릴 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현 기자 hyunsss@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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