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청소년별마루센터에서 열린 '2025년 노인 일자리 포럼'에서 이응우 계룡시장과 참석자들이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2025년 노인 일자리 포럼'에서 참석자들이 오른손으로 하트를 만들며 "사랑합니다"를 외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김흥준 기자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역이 마주한 가장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노인 일자리'다. 12일, 계룡시가 마련한 '2025년 노인 일자리 포럼'은 단순한 행정행사가 아니라, 지역 돌봄과 일자리의 새로운 공존 모델을 모색하는 첫 시도였모바일 바다 이야기 다운
다. 충청투데이는 현장의 목소리를 르뽀 형식으로 담았다. <편집자주>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던 계룡시 청소년별마루센터 강당이 이날만큼은 진지한 열기로 가득했다. '돌봄과 일, 공존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열린 2025년 계룡시 노인 일자리 포럼.
계룡시니어클럽(관장 유인화)이 주관하고 계룡시와 건양대학교가 후원한 이좋은사람들 주식
번 행사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둔 지역사회의 고민과 기대가 교차하는 자리였다.
이응우 계룡시장, 조광국 시의회 부의장, 김미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장, 김정호 충남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장 등 관계자와 교수, 어르신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마이크를 잡은 발표자들의 목소리 사이로 어르신들의 고개가 잔잔히 끄덕여졌다. '노인을 위한 일오션
'이 아니라 '노인과 함께할 일'을 이야기하는 공간이었다.
"이제 노인일자리는 단순한 재정지원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기조발제를 맡은 김미곤 원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는 노인일자리 정책의 20년을 돌아보며 "예산 중심의 1세대 모델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하는 3세대 일자리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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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경제, 교육이 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모델'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었다. 강당 한켠에 앉은 한 어르신이 조용히 메모를 남겼다. "나도 아직 할 일이 있다." 짧은 문장 속에는 단순한 생계가 아닌 '존재의 의미'를 찾고 싶은 노년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2부 토론은 더욱 열기를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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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장을 맡은 조지용 건양대 교수의 사회 아래, '돌봄과 일자리의 연계'라는 주제가 던져졌다.
"노인일자리 정책의 본질은 소득이 아니라 존엄입니다." 김성욱 호서대 교수의 말에 청중의 시선이 집중됐다.
"2026년 시행될 돌봄통합지원법은 지역이 주체가 되는 통합돌봄체계를 요구합니다." 태희원 충남사회서비스원 선임연구위원의 발언은 머지않은 미래의 변화를 예고했다.
"계룡시는 노인 인구 대비 일자리 참여율이 17.8%로 충남에서 가장 높습니다." 김해수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충남지회장의 발언에 박수가 터졌다. 이어 김정호 충남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장은 "계룡시니어클럽의 '노(老)랑' 브랜드가 전국적 모델이 될 수 있다"며 현장 종사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포럼이 절정에 이른 건, 어르신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을 때였다.
"복지 외에도 다양한 일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행정과 관련된 공공형 일자리를 더 늘려주세요."
"예산을 더 확보해서 우리 같은 사람도 계속 일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각자의 목소리는 조용하지만 단단했다.
누군가는 손에 쥔 종이 안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적어두었고, 또 다른 이는 "돌봄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돌봄을 나누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그 순간, '일'은 생계를 넘어 '존엄'이 됐고, '돌봄'은 배려를 넘어 '공존'이 됐다.
포럼을 마무리하며 유인화 관장은 담담히 말했다.
"계룡시니어클럽이 7년 차를 맞았습니다. 돌봄 통합지원제도 시행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지역사회 안에서 더 오래, 더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의 말 뒤로 박수가 이어졌다. 단순한 행정의 박수가 아니라, 각자의 노년을 스스로 설계하겠다는 다짐의 박수였다.
계룡시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충남에서 처음 열린 노인 일자리 포럼이자, 초고령사회를 앞둔 지역의 첫 질문이었다.
"돌봄과 일은 대립이 아니라 공존이어야 한다." 그 답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제 계룡에서 시작됐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