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1일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시사저널 최준필
들썩이는 부동산 심리…대출 규제 추가될까 한국부 대출금리인하요구권 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주(6월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일주일 전보다 0.26% 올랐다. 2022년 11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추세가 1년(52주) 내내 이어지면 연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4.5%에 달한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집값이 급등했던 2020~21년에 기록한 연간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5월 수도권 집값 상승률 부산은행소상공인대출 도 0.10%로 전월(0.07%) 대비 높아졌다. 문제는 심리다.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시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이 낸 보고서 'BOK이슈노트: 주택가격 기대심리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주택가격 기대심리는 주택가격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이다. 한은은 주택가격 기대심리 충격 발생 후 든든학자금 생활비대출 기등록 실제 집값이 빠르게 올라 7~8개월 후 최대 0.43% 오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3월 이후 주택가격 기대심리가 상승세로 전환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가계대출이 늘어나고 집값은 계속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 집값이 치솟았던 2020~21년처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새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부동산 문제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정권 교체를 허용했던 핵심 이유는 집값 상승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선 이재명 정부가 금융 규제로 집값 안정을 도모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세금으로 집값을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면서 "중산층·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에 집중하겠다"고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은 실제 효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은행권 대출 억제 등 금융 규제를 우선 활용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시행한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다시 꺼내들 것이란 관측이다. 2019년 12월 시작된 이 규제는 이후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고 상승세가 크게 둔화하는 효과를 냈다. 윤석열 정부 초기엔 거래 절벽 우려까지 나오면서 2022년 12월부터 무주택자와 기존 주택 처분 예정인 일시적 2주택자만 15억원을 넘는 아파트도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새 정부는 가계 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SCCyB) 제도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국정위원회는 '새 정부 성장정책 해설서'를 통해 이 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IMF도 2020년 금융 부문 평가 프로그램 결과보고서에서 가계부문 담보·무담보 대출에 대한 부문별 경기대응완충자본을 1~2년 내 도입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은행별로 총대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규제 하한선을 높이는 제도다. 가계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은 BIS 비율 규제치도 그만큼 더 많이 올라간다. 이에 은행은 당장은 자본을 더 쌓아서 올라간 규제치에 대응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계대출 비중을 낮춰 규제치 상승 폭을 줄이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가산금리 손보겠다"던 공약 지켜질까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금융 당국 수장이 결정되면 구체적인 금융 규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 정부가 금융위원회 정책·감독 기능 분리를 추진 중이어서 금융 규제 담당 인물 결정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일각에선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되면서 기존 금융위 체제가 유지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 경우 금융 규제는 빠르게 발표될 수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은행권 대출의 가산금리 조정을 공약으로 내건 점을 놓고 보면, 금융 규제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가산금리는 산정 방식이 바뀌면 대출금리가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오히려 대출이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가산금리 산정 시 각종 출연금 등 법적 비용이 금융소비자에게 부당하게 전가되지 않도록 은행법을 개정해 원리금 상환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더불어 가계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 시행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자칫 중소기업 대출 공급이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규제 강화로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위험도가 더 높은 기업대출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계부문 경기대응완충자본 제도를 먼저 실시한 스위스의 경우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국내의 금융산업 맥락에서 당장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기에 정부 입장에선 신중할 수밖에 없다. 다만 7월부터 시행되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된 후 집값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스트레스 DSR을 적용하면 기존에 DSR을 계산할 때보다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만큼, 원리금 상환액도 크게 산출돼 대출 한도가 낮아진다. 이에 가계대출 증가 추세도 꺾일 가능성이 높다. 이달 가계대출이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에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해 수요가 몰린 것이 꼽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낭패를 봤기 때문에 새 정부는 집값 상승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면서 "다만 대출 규제는 그 자체로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기에 집권 초에 이를 제대로 시행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