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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이 지상에서 같은 맞으며 그들의 현정에게 아래로작정하고 연애시 l 황지우의 ‘늙어가는 아내에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도 말할 수 없는 사람처럼 저는 그동안 숱한 사랑을 글로 썼습니다. 사랑은 혼자 앓는 적막한 열이었고 손바닥에 그어진 금이었습니다. 열은 좀처럼 내릴 줄 몰랐으며 손을 꼭 쥘수록 금은 선명해졌습니다. 사랑은 눈가를 자주 비비게 했습니다. 함께 병에 걸리고 싶다는 바람을 넘어 서로의 사인(死因)이 같기를 열망하는 치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만드는 서툴고 어린 감정을 마냥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덕분에 빛 하나 들여보내는 작은 창 하나를 가진 골방에서도 광장처럼 넓게 지낼 수 있었습니다. 때마다 눈이 부셨습니다. 종종 흔들리는 마음을 사랑이라 여긴 적도 있습니다만, 그 끝에서 파일구리4월6일 는 매번 못할 짓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사랑은 사람에게 그리고 사람은 사랑에게 종종 죄가 되었습니다. 마음만으로는 될 수도 없고 꼭 마음 같지도 않은 일들이 이어지던 시간. 그래도 사랑이 머무는 한철, 우리는 서로의 전부를 상대에게 쥐여줍니다. 나의 세계 속에서 자라는 상대가 점점 울창해지는 일입니다. 동시에 딛는 걸음마다 상대 근로자전세자금대출 연장 속으로 더 깊이 빠져드는 일입니다. 사랑의 세계는 사랑 이전의 세계와 다릅니다. 깊은 잠에 빠진 상대를 바라보는 눈동자에 연한 빛이 맴돈다면, 잠에서 깬 상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어느새 짙음으로 가득합니다. 사랑의 마음을 품고 있다 해도 상대에게 온전히 전할 방법은 없습니다. 사랑은 뜨거운 불이 아닌 뜨거운 물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끓을 줄 알아야 하지만 무직자사채 내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가지런히 숨을 골라 불어내야 합니다. 사랑은 서로에게 유일한 존재가 되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 유일해지는 시간입니다. 처음 이런 감정을 느꼈던 어린 날이 생각납니다. 사소하지만 대상은 인형이었습니다. 몸통은 희고 얼굴과 목은 분홍이었던 양 인형. 귀 옆에는 두 번쯤 꼬아져 있는 작은 뿔도 달려 있었습니다. 이사를 bis 하는 동안 저는 인형을 잃어버렸습니다. 시름에 빠졌습니다. 얼마 후 잃어버린 인형과 같은 모양의 인형을 얻게 되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인형이라 애써 생각할수록 다름이 도드라졌기 때문입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유일함 탓에 내가 나를 속일 수 없었습니다. 번성함 가득한 사랑의 시간이 꼭 포개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잠에서 깨 농협새희망홀씨대출 어났지만 눈을 조금 더 감고 있는 일로 상대로부터 먼저 멀어져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사랑은 긴 시차(時差)를 만들어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이 시차는 상대의 눈빛이 아닌 자신의 눈빛을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웃자라는 잔상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합니다. 그렇게 혼자의 시간을 견디고 견디며 고요를 마주해야 합니다. 그러고는 고요 속에서 다시 길을 물어야 합니다. 떠나는 일보다 머무는 일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사랑의 균열 앞에서 우리는 속절없습니다. 어쩌면 균열은 시작과 동시에 생겨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균열을 도드라지게 하는 것은 대화입니다. 주고받을 다정한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때가 아니라 서로 딛고 있는 다정한 침묵의 시간이 앙상해질 때 사랑은 종말의 순간을 가까이 불러들입니다. 사랑은 불행으로부터 상대를 구제하지 못합니다. 다만 다가오는 불행 앞에서 눈을 가려줄 뿐입니다. 한 시절 제 눈을 가려주던 사랑이 황지우 시인의 ‘늙어가는 아내에게’를 소리 내어 읽어준 적이 있습니다. 저는 잠자코 듣고만 있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저는 그리운 마음에 혼자서 이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보았습니다. 끝까지 천천히 다 읽고 나니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읽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준 시인
박준 시인 l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 ‘마중도 배웅도 없이’,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등이 있다. 2008년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제 그 무엇도 아닌 ‘사랑’을 들을 차례. 작가들이 숨어 애송하는 연애시의 내막을 연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