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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북한은 어제(29일)까지 남측 대선과 관련해 당국자 발언은 물론 보도조차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특정 후보를 비난·조롱하거나 대남 선동 논평을 내곤 했지만, 이번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 남측 선거에 관심 많던 북한…이번엔 왜?
8년 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지금 같은 '장미 대선(19대 대선)'이 펼쳐졌을 때 북한은 남측 정치 상황에 적극 개입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탄핵 선고(3월 10일) 당일, 인용 결정을 2시간 20분 만에 신속 보도했고, 회생절차폐지결정 다음날에는 "남한 인민들이 역사의 반동들을 완전히 매장하기 위해 싸워나가야 한다"라는 민화협 성명을 냈습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 하루 전(5월 9일)에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북남 대결의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라는 긴 논평을 싣습니다.
논평에서 "남조선 인민들은 민심을 기만하는 정치협잡꾼들인 보수 패거리들 네이버대출이자계산기 의 기만 술책을 꿰뚫어보고 준엄한 철추를 내려야 한다"라면서 노골적으로 특정 진영을 비난했습니다.
2017년 5월 8일, 북한 노동신문이 19대 대선 전날 보도한 기사
2022년 3월 치러진 20대 대선 때에도 북한 workplace 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후보들을 비방하는 보도를 이어왔습니다.
선전매체 '메아리'는 2021년 11월 각 당 후보를 썩은 술, 덜 익은 술, 잡탕술 등 술에 비유하면서 싸잡아 비난했습니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 "동족을 헐뜯어서라도 지지표를 긁어모아 보려는 남조선 정객들" (선전매체 '려명') ▲ "남조선에서 권력을 거 부동산 중개업소 머쥐기 위한 대선후보들 간의 이전투구"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 같은 비방 표현도 등장했습니다.
다만, 북한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보도는 대선 전에 없었습니다. 2017년 대선 때보다는 관심이 덜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던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지방은행 ■ '두 국가론'으로 무관심 전략
하지만 사흘 뒤 치러질 21대 대선을 앞두고는 그 어떤 논평이나 보도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2023년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면서 이런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북남(남북) 관계는 더 이상 동족관계, 동질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된다"고 말했습니다.
쉽게 말해 "남과 북은 '남남'이니 서로 신경 끄고 살자"는 겁니다. 그 뒤 북한은 대남 선전방송인 평양방송의 전파를 끊고(2024년 1월), 앞서 언급했던 선전매체 '통일의 메아리', '려명' 등도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남측 시설물인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2024년 10월)하고 군사분계선 일대를 요새화했습니다. 남한과 대화·교류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2024년 1월 국영 라디오 방송인 평양방송의 전파를 끊었다 [자료화면]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과거에는 '통일전선전술' 차원에서 북한의 대남 선전 실무자들이 일상적으로 남한 사회에 대한 정치적인 메시지를 보내야 했지만, 지금 '적대적 두 국가' 기조에서는 그런 것조차도 완전히 중단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또 현재 대선에서도 각 후보의 '대북 정책'이 크게 이슈가 되지 않는 상황인데, 북한 입장에서도 남한의 정치 상황을 언급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대선 결과 언급할까?
다만, 대선 결과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우리 대통령 선거 결과가 나오면 대체로 사흘 안으로 공식 매체를 통해 보도해 왔습니다.
14대, 15대 대선에서는 각각 1,018자와 750자에 달할 정도로 상세하게 보도했습니다. 당선인 실명과 소속 정당은 물론, 선거 배경과 정치 상황 평가까지 다양하게 담았습니다.
16대 대선부터는 사실관계 위주로 짧막하게 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대선(20대 대선)에서 조선중앙통신은 "남조선에서 3월 9일 진행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의 후보 윤석열이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라고 전한 게 다였습니다.
박근혜(62자)· 윤석열(64자) 등 보수 진영 후보가 당선됐을 때 분량이 더 짧고, 노무현(120자)·문재인(218자) 등 진보 진영 후보의 당선 소식은 상대적으로 더 길다는 게 특징입니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이번 북한의 남측 대선 결과 보도는 과거와는 다른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남한을 적국으로 규정한 뒤 첫 대선 결과이기 때문에, 기존보다도 더 짧게 보도하거나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을 수도 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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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진 기자 (analogue@kb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