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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3)을 협박해 3억원을 뜯은 혐의(공갈)를 받는 피의자가 법원 영장심사 과정에 포토라인에 서고, 얼굴·수갑이 노출한 것을 두고 또다시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다. 경찰은 “수사 공보 규칙 등 관련 절차 규정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했다”고 반박했지만, 일선에선 “포토라인에 서는 기준이 도대체 뭐냐”는 지적도 나온다.
손흥민을 공갈한 혐의로 체포된 20대 여성 양모씨는 지 전복자연산 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포승줄에 묶인 채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출석했다. 양씨는 흰색 마스크를 썼지만 모자를 착용하지 않아 얼굴 대부분이 노출됐다. 일부 신체 부위가 드러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호송차에서 내린 양씨가 서류철로 얼굴을 가리려 하자 호송하던 여성 경찰관이 이를 회수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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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경찰이 흉악범도 아닌 양씨의 인권 보호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출석 당시 양씨의 복장은 호송 전 자신이 선택 하반기 금융권 한 옷이었다. 경찰은 모자 2개를 준비했지만, 양씨가 이를 쓰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 법원 앞에서 생방송하던 유튜버를 살해한 혐의(특가법상 보복살인)를 받는 50대 유튜버가 지난해 5월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검찰 송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파산면책전문
반면에 호송 과정에서 경찰이 피의자를 과도하게 감싸줬다는 비판이 제기된 적도 있다. 지난해 5월 부산법원 종합청사 앞에서 50대 유튜버 홍모씨가 다른 유튜버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홍씨는 검은 망토 차림으로 경찰서에서 나와 이목을 끌었다. 상반신 전체를 가려 포승줄과 수갑 가리개 등이 전혀 하나로통신요금 보이지 않는 복장이었다. 이 망토는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자체적으로 도입한 일종의 ‘포승줄 가리개’였다고 한다. 이에 당시 일각에선 “미용실 가운을 왜 살인범한테 입히느냐” 등 지적이 나왔다.
일선 경찰관들은 비판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아 혼란스럽단 입장이다. 서울의 한 경찰서 형사(경위)는 “인권 보호 차원에서 포승줄 등 보호장구를 노출하지 않으면 경찰이 범죄자 편이냐고 비난하고, 반대로 피의자 자율에 맡기면 인권 침해라고 지적하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수사과장도 “얼굴이나 포승줄을 가리는 장비를 피의자가 착용하길 원치 않는데 강제로 씌울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지난해 5월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며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포토라인에 선 피의자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5월 트로트 가수 김호중(34)씨의 ‘음주 뺑소니’ 사건에서 김씨는 포토라인에 서지 않겠다고 경찰과 대치하다 결국 포토라인에 섰다. 이에 당시 김씨 측은 경찰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인권위는 지난 2023년 4월 호송 과정에서 피의자가 인격적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경찰의 ‘수갑 등 사용지침’ 관련 규정을 보완하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홍씨가 사용한 망토처럼 적극적으로 보호장구를 가릴 수 있는 수단을 경찰이 마련하라는 취지였다.
전문가들은 흉악범과 경미범을 가리지 않고 일관된 기준으로 법을 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흉악범의 경우엔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절차에 따른 신상 공개가 가능하다”며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수사 단계에선 피의자의 얼굴 등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