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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니까?. 그렇게 그녀에게 말 단장님에게 모른다. 소리쳤다.지난 23일 HD현대중공업 건조2부 선체1팀에서 일하는 내·외국인 근로자들이 선박 내부 설비 설치 작업을 마친 뒤 화기애애하게 셀카를 찍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조선소는 대안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실력을 기르고 빠르게 정착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지난 12일 오후 1시 30분쯤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의 한 교육장. 태국·스리랑카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 약 50명이 펜을 들고 책상에 앉았다. 이들 앞에는 ‘한국어 능력 향상을 위한 10분 시험’이라고 적힌 시험지가 놓였다. 시험지에는 현장 작업 도구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아래 1번부터 4번까지 단어 ‘피더기’ ‘캐리지’ ‘절단기’ 하나은행 햇살론 ‘용접기’가 나열됐다. 도구 이름을 맞히는 문제다. 이 부서에서는 매달 두 번 자체적으로 이런 한국어 시험을 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HD현대중공업은 작년 말 회사 차원의 한국어 시험인 ‘HD토픽’도 개발해 요즘 매달 시험을 치른다. 성적이 좋으면 외국인 근로자도 현장 관리직 등으로 ‘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포상으로 내걸었다. 최근 9월 금통위 치른 시험에서 500명 중 1등을 한 베트남인 고김해(31)씨는 “한국 드라마를 많이 보고 팀 동료들과도 한국 공부 모임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래픽=박상훈
최근 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빅3′를 중심으로 아동급식비 K조선의 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선 3사의 누적 수주 잔액이 올해 1분기(1~3월)에만 약 20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약한 고리가 있다. 우수한 인력 확보다. 최근 2~3년 새 호황이 본격화했지만, 그 전 약 10년간 침체를 겪으며 우수한 근로자들이 조선소를 대거 떠났다. 호황이 왔지만 용접·도장 등 고된 생산 작업이 많고, 주 52시간제 새마을금고예금상품 등으로 노동 강도에 비해 수입은 적다는 인식 탓에 새 인력 유입은 과거만 못하다. 이 자리를 메우고 있는 게 외국인 근로자들이다. 작년 말 기준 빅3 조선소의 전체 근로자 11만2500명 중 외국인은 2만200명이다. 비율이 2021년 약 5%에서 17%까지 늘었다. 근로자 6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최근 새로 채용되는 인력의 80%가 상가담보대출한도 외국인이라, 비율은 더 가파르게 늘 전망이다. 기업들은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조선소를 하나의 거대한 ‘문화 용광로’로 만들어 실력 있는 외국인 근로자를 빨리 정착시키는 게 과제라고 본다. ◇‘3타점’을 아시나요 조선소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은 한국어다. 특히 조선업에선 한국 사람도 잘 모르는 현장 전문 용어가 즐비하다. 예컨대 ‘3타점 준수’라는 말이 있다. 사다리 작업 시 항상 신체 세 부분이 사다리에 접촉돼야 한다는 뜻이다. 용접 때도 “이쪽 모서리부터 취부하세요”라는 말을 자주 쓴다. ‘취부’는 용접 전 구조물의 모양과 위치를 정확히 잡아 고정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스마트폰 번역기도 해석 못 하는 내용이라 다방면의 한국어 교육이 필요하다.
울산 조선소에서 한 외국인 근로자가 본격적으로 용접을 하기 전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HD현대중공업
작업 전에도 한국어로 안전 교육을 한다. 한국인 팀장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안전 난간이 설치된 것과 설치되지 않은 선박 구조물 조립 현장 사진 두 장을 보여주며 “어떤 쪽이 맞는 작업 방식일까요?”라고 퀴즈처럼 묻는 식이다. 신상운 HD현대중공업 동반성장실 수석은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는 게 피할 수 없는 변화라면 빠르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들의 실력을 키워 조선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했다.
조선소 구내식당은 동남아시아 현지 같다. 4층짜리 식당 건물 1층에서는 매일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글로벌 식단’이 나온다. 이날 점심시간엔 400석 규모 식당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꽉 찼다. 젓가락질이 서툰 외국인들을 위해 포크가 준비돼 있고, 스리라차 소스와 케첩 등 입맛에 따른 소스도 다양했다. 종교 등을 감안해 메뉴판엔 소·돼지 등의 원재료를 표시한 스티커도 붙었다. 이렇게 조선소에 외국인이 넘치다보니 조선소가 한국외대 학생들의 연수 장소가 되기도 했다. 외대 태국어과 20학번 남진우(25)씨는 현재 울산 조선소에서 통역 인턴 일을 하고 있다. 남씨는 “작년엔 태국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태국 대학교보다 울산에서 태국어를 더 많이 쓴다”며 “많은 외국인을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문화 차이 극복이 과제 HD현대 외에도 한화오션은 다국어를 지원하는 생활 앱을 개발했고, 추위에 약한 외국인을 위한 방한 용품도 준다. 삼성중공업도 전담 지원센터를 통한 통역·상담·교육·행정·의료 등 종합 지원 방안을 내놨다. 특히 생활 전반의 문화적 차이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조선소 밖 외국인 기숙사 등에서는 종종 분리수거 문제도 벌어졌다고 한다.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국가에서는 분리수거 개념이 없어, 쓰레기를 한꺼번에 버리는 일도 많았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쓸 만한 물건을 가져가는 경우도 생겨 주민들과 마찰도 있었다. 그래서 업무 외에도 접점을 늘리는 노력도 한다. 울산에선 외국인 근로자들이 지역 경찰서와 함께 자율방범대 봉사도 하고, 올 초 외국인 근로자 축구 동호회인 ‘HD유나이티드’도 만들었다. 지역 조기 축구회와 교류전을 벌이고 경기 후에는 설렁탕을 함께 먹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