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2035년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새로운 가솔린 자동차 판매를 금지하도록 한 계획을 무효로 한 법안에 서명하기 전에 발언하고 있다./사진=(워싱턴DC AFP=뉴스1) 아르바이트 주휴수당 /사진=(워싱턴DC AFP=뉴스1)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취임 150일은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으로 요약된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적인 관세 폭격이 세계 무역 질서를 뒤흔든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관세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고 칭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제47 국민은행주택담보대출한도 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그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손에 쥐고 전세계를 상대로 휘두르기 시작했다. '트럼프 1기'보다 진화해 돌아온 '트럼프 2기'는 빠르고 압도적이었다.
그는 2월, 48년간 잠자고 있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꺼냈다. 중국은 물론 캐나다·멕시코 같은 동맹국에도 관세 카드를 들이밀었다. 3월 메리츠증권 중순엔 철강·알루미늄에 각각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현재는 50%로 올렸다. 이어 4월부터는 자동차 25%, 일반 수입품 10% 관세까지 추가했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616억달러로 전월(1405억달러)대비 56.2% 급감했다. 수출이 전월 대비 3%(83억달러) 증가한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16.3%(-684억달러) 줄어든 결과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일랜드·스위스산 의약품, 중국산 휴대폰, 멕시코·캐나다·일본·한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입이 줄었다고 전했다.
━ ◇트럼프의 관세 사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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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글로벌 관세전쟁 주요 일지/그래픽=최헌정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슬로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를 실현하는 핵심 도구다. 배경엔 미국 우선주의가 있다. 과거 2차례 세계대전 이후 형님 역할을 자처하며 세계화를 주도하는 동안 미국은 무역적자만 떠안았다. 그 과실은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챙겼다는 인식이 관세전쟁의 출발점이다.
물론 비판도 많다. 관세 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는다. 얻는 게 더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먼저 관세 정책을 통해 △미국 제조업 보호 △무역불균형 해소 △일자리 창출 △미국 내 수입경쟁 산업 보호 등의 경제적 효과를 노린다. 정치적 계산도 깔려 있다. 관세가 '러스트벨트'(제조업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미국 중서부 및 북부 일부지역) 중심의 반세계화 정서정서를 자극하기에 적합하다. 2026년 중간선거 전까지 이 지역 노동자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철강 관세 등은 쉽게 풀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관세는 중국을 견제하는 전략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반도체·AI·전기차 등 중국 첨단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해당 산업을 '국가안보 위협'으로 규정하고, 성장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다.
━ ◇달라진 경제지형…'탈중국' 가속, 신흥시장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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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국가별 미국의 상호관세율/그래픽=최헌정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세계 무역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공급망 재편이다. 무엇보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관세 리스크를 피해 동남아나 인도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다.
기업 간 희비도 엇갈린다. 중국에 공장을 둔 IT·전자업체들은 관세 부담에 생산량을 줄이거나 출시 일정을 늦추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판매용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 반면 멕시코나 인도에 생산거점을 둔 기업들은 '우회 경로'로 주목받으며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