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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충청권에서는 행정수도를 거론하더니 부산에 가서는 해양수산부 이전과 해양수도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부 세종청사에 위치한 중앙부처를 빼내겠다는 발상인데 행정수도에 대한 이 후보의 의지를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과 해수부 부산 이전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명제다. 공당의 대선 후보가 아무리 표가 궁하더라도 한 입으로 두 말을 해도 되는지 반문하고 싶다.
이 후보가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내뱉은 kb자산운용 말을 정리하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을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만들겠다"고 해놓고, 하루 뒤인 18일에는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내용의 부산·울산·경남 공약을 발표했다. 또 19일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는 세종을 '행정수도 중심'으로 완성할 것을 다시 약속한 뒤 20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는 해수부 부산 이전을 전세자금대출 이자율 재차 거론했다. 이 정도면 충청권의 이재명과 부·울·경의 이재명 중 누구의 말이 맞는지 궁금해진다.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은 한마디로 국가균형발전 측면에서 옳지 않다. 부산에는 이미 해양 관련 주요 기관과 인프라가 집중돼 있는데 해수부까지 옮긴다면 부산·경남 중심의 새로운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게 된다. 우리나라 2대 도시인 부산만을 올크레딧 위한 집중이 결코 지역균형발전 정책이 될 수는 없는 법이다.
이 후보의 '해수부 카드'는 행정수도 이전을 염원하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뒤집는 행위이기도 하다. 행정수도를 완성하려면 서울에 남아있는 중앙부처도 세종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이 후보가 세종에 위치한 해수부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니 가당치도 않다. 이런 식이 서초보금자리 라면 '문화수도', '농림수도'라는 명목으로 문화체육관광부나 농림축산식품부를 다른 도시로 이전해도 된다는 논리도 성립하게 된다.
안 그래도 이 후보는 행정수도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행정수도 완성을 강조하면서 '사회적 합의'라는 전제 조건을 달은 점은 석연치 않다. 공약을 이행하지 못해도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 놓은 셈이다. 이런 전세자금대출 심사기간 와중에 잘 짜인 각본 같은 해수부 이전 공약이 나왔으니 충청권 민심이 크게 자극받지 않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