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이태원 ‘현대카드 스토리지’에 전시된 도널드 저드의 판화 작품과 가구들 사이에 선 아들 플래빈 저드. 그는 “아버지가 1946~1947년 주한미군으로 김포 공군기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종종 들려주기도 했다”고 말했다./박성원 기자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지만 우유 팩만큼은 식탁 위에 못 놓게 하셨어요. 빨간 바탕에 소가 그려진 종이 팩이었는데, 흰색 톤의 집에 너무 어울리지 않아 거슬리셨던 거죠.”
20세기 현대미술 대표 작가로 꼽히는 도널드 저드(1928~1994)의 아들인
사아다쿨 플래빈 저드는 아버지를 이렇게 떠올리며 웃었다. 플래빈은 저드 재단 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버지는 예술품만이 아니라 잠자고 일어나 마주하는 모든 건축과 공간,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이 모든 걸 아우르는 감각에서 아버지가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이 가장 잘 드러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다이야기고래 도널드 저드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은 아들 플래빈 저드./박성원 기자
건축과 예술, 디자인이 보기 좋게 어우러진 장소는 오늘날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장소(핫 플레이스)’가 된다. 이런 미적 감각이 생겨나는 시작점에 도널드 저드가 있다. 회화와 조각이 전부였던 기존 예술의 틀을 넘어
오션릴게임 예술과 건축,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현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널드 저드가 한국에 왔다.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에서 ‘Donald Judd: Furniture’ 전시가 27일 개막한다. 26일 찾은 전시장엔 저드의 가구 38점과 판화와 드로잉 등 약 100점이 설치돼 있었다.
우주전함야마토게임 27일 개막하는 ‘Donald Judd: Furniture’ 전시 전경./저드 재단
저드가 디자인한 가구가 소개되는 국내 첫 전시. 이 전시의 주인공은 가구다. 의자, 책상, 선반, 침대 등이 두 개 층을 가득 채웠다. 장식적 요소가 없는 단
뽀빠이릴게임 순한 형태에 나무·금속 등 소재의 우직한 물성이 부각된다. 플래빈은 “예술가로 이미 알려져 있던 아버지는 1970년대부터 직접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구 디자인을 시작해 1980년대 뉴욕에서 처음 가구를 전시했다”며 “제작 방법과 마감 방식까지 꼼꼼히 기록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가구가 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저드가 디자인한 책상과 의자(가운데)./저드 재단
40~50년 전 디자인된 가구들이지만 ‘미니멀’한 오늘날 가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플래빈 저드는 “아버지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디자인 분야에도 후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애플 같은 기업에서도 텍사스 마파에 있는 아버지의 작업 공간과 뉴욕의 저드 재단이 소장한 작품들을 구석구석 참고해 영감을 얻어가고 있으며, 마파에도 매년 수천 명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했다.
단순한 디자인이지만 구입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침대가 약 9000만원, 커다란 테이블이 2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플래빈도 “저도 아버지의 가구를 너무 좋아하는데 비싸서 제 돈 주고 살 수가 없다”며 웃었다. 전시는 내년 4월 26일까지, 입장료는 성인 5000원.
